가명정보 지원 플랫폼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운영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위탁 운영하는 곳이고 주소는 dataprivacy.go.kr 입니다. 화면 대부분은 기업과 연구기관을 위한 것이지만, 첫 화면에 개인이 걸리는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이용, 제공, 결합 등 처리할 수 있습니다
라는 문장입니다. 동의를 받지 않는다는 말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정작 확인해야 할 것은 그다음입니다. 그러면 빼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7이 이 질문에 답을 정해 두었습니다. 가명정보에는 열람·정정삭제·처리정지·전송요구를 비롯한 여덟 조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담당자의 판단이 아니라 조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요구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러면 무엇이 남는지를 조문과 플랫폼 화면 원문으로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동의 없이 처리되는 세 가지 목적
가장 먼저 세워야 할 것은 범위입니다. 동의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이 아무 목적에나 붙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2제1항은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하여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가명정보 지원 플랫폼 첫 화면도 같은 문장을 조문 번호와 함께 걸어 두었습니다.
| 목적 | 화면과 조문에 적힌 뜻 | 읽을 때 짚을 것 |
|---|---|---|
| 통계작성 | 특정집단이나 대상 등에 관하여 작성한 수량적인 정보 작성 | 개인을 겨냥한 처리가 아니라 집계 |
| 과학적 연구 | 기술의 개발과 실증, 기초연구, 응용연구 및 민간 투자 연구 등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연구 | 법 제2조제8호가 정의를 따로 두고 있다 |
| 공익적 기록보존 |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열람할 가치가 있는 기록을 보존 | 보존 자체가 목적인 경우 |
| 그 밖의 목적 | 동의 없이 처리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 | 제28조의2제1항은 세 가지를 열거하고 있다 |
표에서 짚어 둘 자리가 두 곳입니다. 첫째, 과학적 연구에 민간 투자 연구가 들어갑니다. 법 제2조제8호가 기술의 개발과 실증, 기초연구, 응용연구 및 민간 투자 연구 등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연구
라고 정의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대학이나 공공기관의 연구만 해당한다고 읽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둘째, 세 목적 밖에서는 동의 없이 처리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가명처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어디에나 쓸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28조의2제1항이 목적을 열거해 두었고, 제28조의4제3항은 그 처리 목적과 제3자 제공 시 제공받는 자를 기록으로 남겨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28조의2제2항도 함께 봅니다. 가명정보를 제3자에게 줄 때는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하여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해서는 안 됩니다. 가명정보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열쇠에 해당하는 추가 정보는 제28조의4제1항에 따라 따로 떼어 보관·관리해야 합니다. 가명정보와 그 열쇠가 함께 움직이지 않도록 조문이 두 겹으로 막아 둔 구조입니다.
개인정보·익명정보와 갈리는 자리
용어가 셋이고 법 적용이 각각 다릅니다. 제도 안내 화면이 같은 사람의 정보를 세 단계로 늘어놓은 예시를 두었는데, 이 예시가 차이를 가장 빠르게 보여 줍니다.
| 구분 | 제도 안내 화면의 예시 | 법 적용 | 정보주체 쪽 결과 |
|---|---|---|---|
| 개인정보 | 홍길동 · 32세 · 010-1234-5678 · 서울 종로구 한글길 12 | 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 열람·정정삭제·처리정지 모두 가능 |
| 가명정보 | 홍OO · 30대 초반 · 010-***-**** · 서울특별시 | 일부 조문이 적용 제외된다 | 제28조의7이 여덟 조문을 뺀다 |
| 익명정보 | (삭제) · 30대 · (삭제) · 대한민국 | 더 이상 개인정보가 아니다 | 제58조의2 |
가운데 줄을 보십시오. 가명정보에서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주소는 서울특별시로 남습니다. 이름과 전화번호도 자리가 지워질 뿐 항목 자체는 남아 있습니다. 가명정보가 내 정보가 아닌 것
이 아니라 추가 정보 없이는 나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의 내 정보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법 제2조제1호 다목이 가명정보를 개인정보의 한 갈래로 정의해 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맨 아래 줄은 성격이 다릅니다. 익명정보는 시간·비용·기술을 합리적으로 고려해도 더 이상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이고, 제58조의2에 따라 이 법의 적용 대상에서 빠집니다. 가명정보는 여전히 이 법의 적용을 받되 일부 조문만 빠지고, 익명정보는 법 자체가 걸리지 않습니다. 둘을 같은 것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플랫폼 화면은 가명처리를 사전준비 · 위험성 검토 · 가명처리 · 적정성 검토 · 안전한 관리 다섯 단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각 단계에서 어떤 기법을 쓰는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정보주체가 확인할 것은 기법이 아니라 적정성 검토라는 단계가 절차에 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 결과가 제28조의4제3항의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처리 사실을 확인하는 유일한 자리
요구는 막혔지만 확인은 됩니다. 다만 확인하는 자리가 한 곳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제30조제1항은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넣어야 할 항목을 열거하는데, 그 가운데 제4의2호가 이렇습니다. 제28조의2 및 제28조의3에 따른 가명정보의 처리 등에 관한 사항(해당되는 경우에만 정한다)
| 순서 | 할 일 | 근거 |
|---|---|---|
| 1 | 이용하는 서비스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연다 | 제30조제2항이 정보주체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라고 정한다 |
| 2 | 항목 중 가명정보의 처리 등에 관한 사항을 찾는다 | 제30조제1항 제4의2호 |
| 3 | 그 항목이 없다면 | 해당되는 경우에만 정하는 항목이므로, 가명정보 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
| 4 | 그 항목이 있다면 | 처리 목적과 제3자 제공 시 제공받는 자, 처리 기간이 적혀 있는지 본다 (제28조의4제3항의 기록 관리 항목과 같은 갈래다) |
| 5 | 내용이 계약과 다르면 | 제30조제3항에 따라 정보주체에게 유리한 것을 적용한다 |
이 항목의 성격을 짚어 두겠습니다. 해당되는 경우에만 정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뒤집으면, 처리방침에 이 항목이 없는 사업자는 가명정보 처리를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 됩니다. 개인이 내 정보가 가명처리되고 있나
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따로 문의를 넣거나 열람을 요구해서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공개돼 있는 처리방침을 여는 것이 순서입니다.
제30조제2항은 처리방침을 수립하거나 변경할 때 정보주체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찾기 어렵게 숨겨 두어도 되는 문서가 아닙니다. 제30조제3항은 한 걸음 더 나갑니다. 처리방침의 내용과 사업자·정보주체 사이에 체결한 계약의 내용이 다르면 정보주체에게 유리한 것을 적용합니다.
| 남아 있는 자리 | 근거 | 무엇을 할 수 있나 |
|---|---|---|
| 가명처리 되기 전의 개인정보 | 제37조제1항이 그대로 살아 있다 | 처리정지 요구·동의 철회를 할 수 있다. 거절 사유는 제37조제2항 단서 네 가지뿐이고, 거절하면 제37조제4항에 따라 지체 없이 사유를 알려야 한다 |
| 개인정보 처리방침 | 제30조제1항 제4의2호 | 가명정보를 처리하는 곳은 가명정보의 처리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방침에 적어야 한다. 해당되는 경우에만 정하므로, 이 항목이 없으면 그 사업자는 가명정보 처리를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 된다 |
| 처리방침과 계약이 다를 때 | 제30조제3항 | 정보주체에게 유리한 것을 적용한다 |
| 재식별이 의심될 때 | 제28조의5 · 제71조제8호 |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의 처리는 금지되고 벌칙이 붙는다. 재식별은 권리 행사 문제가 아니라 신고 사안이 된다 |
| 안전조치와 기록 | 제28조의4 | 추가 정보는 분리 보관해야 하고, 처리 기록은 파기한 날부터 3년 이상 보관해야 한다 |
표에서 첫 줄이 실무적으로 가장 쓸모 있습니다. 제28조의7이 빼는 것은 제28조의2 또는 제28조의3에 따라 처리된 가명정보
입니다. 아직 가명처리 되지 않은 원래의 개인정보는 그 대상이 아닙니다. 그쪽에는 제37조제1항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처리정지를 요구하거나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거절 사유는 제37조제2항 단서의 네 가지로 한정되고, 거절하는 경우 제37조제4항에 따라 지체 없이 그 사유를 알려야 합니다. 이미 가명처리된 것을 되돌리는 길은 없지만, 앞으로의 처리에 대해서는 원래의 개인정보 쪽에서 손을 쓸 수 있습니다.
재식별 금지와 위반 시 벌칙
가명정보에서 정보주체가 실제로 겪을 수 있는 피해는 누가 다시 알아보는 경우입니다. 이 지점만은 권리 행사 문제가 아니라 금지와 벌칙의 문제로 다뤄집니다. 제28조의5제1항은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가명정보를 처리해서는 아니 된다
고 정하고 있습니다.
| 행위 | 근거 | 취급 | 결과 |
|---|---|---|---|
|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의 처리 | 제28조의5제1항 | 금지 | 제71조제8호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 처리 중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생성된 경우 | 제28조의5제2항 | 즉시 처리 중지 · 지체 없이 회수·파기 | 의도하지 않았어도 의무가 발생한다 |
| 지정받지 않은 기관이 결합 | 제28조의3제1항 | 금지 | 제71조제6호 — 같은 형 |
| 승인 없이 결합 정보 반출 | 제28조의3제2항 | 금지 | 제71조제7호 — 같은 형. 사정을 알면서 영리·부정한 목적으로 제공받은 자도 포함 |
| 제3자 제공 시 식별 가능 정보 포함 | 제28조의2제2항 | 금지 | 제71조제2호가 제28조의2 위반을 벌칙에 넣고 있다 |
제28조의5제2항이 특히 눈여겨볼 조문입니다. 일부러 알아보려 한 것이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생겨 버린 경우에도 의무가 발생합니다. 즉시 그 정보의 처리를 중지하고, 지체 없이 회수·파기해야 합니다. 모르고 그랬으니 그냥 두어도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벌칙은 제71조에 있습니다. 각 호에 해당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가명정보와 관련된 것은 제6호, 제7호, 제8호입니다. 지정받지 않은 기관이 결합한 경우, 승인 없이 결합 정보를 반출한 경우, 그리고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가명정보를 처리한 경우입니다. 제7호는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결합된 정보를 제공받은 자까지 넣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가명처리나 재식별의 구체적 방법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정보주체가 알아 둘 것은 방법이 아니라 재식별은 금지 행위이고 형사 조항이 붙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재식별이 의심되는 상황을 만났다면 열람이나 삭제를 요구하는 길이 아니라 신고 창구로 가는 길이 맞습니다. 플랫폼 화면 아래쪽에 개인정보침해 신고 번호로 118이 붙어 있습니다.
정리하면 가명정보는 동의 없이 처리되는 대신 목적이 세 가지로 묶여 있는 제도입니다.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이고 그 밖의 목적은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정보주체 쪽에서는 제28조의7이 결정적입니다. 열람도, 정정·삭제도, 처리정지도, 전송 요구도 가명정보에는 적용되지 않고 유출 통지 의무까지 빠집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규정대로입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이미 가명처리된 것을 되돌리려 하기보다, 가명처리 되기 전의 개인정보에 대해 제37조로 처리정지를 요구하고, 개인정보 처리방침의 제4의2호 항목에서 어떤 목적으로 처리되는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재식별이 의심되는 상황은 성격이 다릅니다. 제28조의5가 금지하고 제71조가 형사 조항을 붙여 둔 사안이라 신고로 다룹니다. 제도의 세부와 결합 절차는 가명정보 지원 플랫폼의 제도 안내 화면에서 확인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