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누리집 주소는 www.humanrights.go.kr 이고, 진정을 실제로 접수하는 곳은 인권e(case.humanrights.go.kr) 로 따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주소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가 겪은 일이 인권위 조사대상인지 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제1항은 진정 대상을 두 갈래로 나눠 두었는데,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각급 학교·공직유관단체·구금보호시설이 한 일은 인권침해와 차별행위 둘 다 낼 수 있지만, 회사나 개인 같은 민간을 상대로는 ‘차별행위’만 됩니다. 여기에 더해 제32조제1항제4호가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상 지나서 진정하면 각하한다고 정하고 있어서, 묵혀 두면 문이 닫힙니다. 부당해고는 아예 시계가 다릅니다. 근로기준법 제28조제2항이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로 못 박아 두었기 때문에, 인권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노동위원회 쪽 3개월이 지나 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접수 자체는 홈페이지 24시간, 전화 1331, 팩스, 전자우편, 우편, 방문으로 열려 있습니다.
대상이 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
가장 먼저 갈라야 하는 지점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제1항은 진정할 수 있는 경우를 두 갈래로만 정해 두었습니다. 첫째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구금·보호시설의 업무 수행과 관련해 「대한민국헌법」 제10조부터 제22조까지에서 보장된 인권을 침해당하거나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이고, 둘째는 법인, 단체 또는 사인(私人)으로부터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입니다.
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어긋납니다. 두 번째 갈래에는 ‘차별행위’라는 말만 있고 ‘인권침해’가 없습니다. 회사나 개인에게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인권위 조사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해야 합니다. 반대로 국가기관이나 학교, 구금·보호시설이 한 일이라면 차별이 아닌 인권침해도 낼 수 있습니다. 같은 조항이 국회의 입법과 법원·헌법재판소의 재판은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어서, 재판 결과가 억울하다는 이유로 낸 진정은 이 단계에서 걸립니다.
| 누가 한 일인가 | 진정할 수 있는 범위 | 비고 |
|---|---|---|
|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 인권침해 + 차별행위 둘 다 | 헌법 제10조~제22조에서 보장된 인권 |
| 각급 학교(초·중등교육법 제2조, 고등교육법 제2조 등) | 인권침해 + 차별행위 둘 다 | 업무 수행과 관련된 것 |
| 공직유관단체(공직자윤리법 제3조의2제1항) | 인권침해 + 차별행위 둘 다 | 업무 수행과 관련된 것 |
| 구금·보호시설 | 인권침해 + 차별행위 둘 다 | 교도소·구치소, 경찰서 유치장, 소년원, 외국인 보호소 등 |
| 법인, 단체, 사인(私人) | 차별행위만 |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해야 한다 |
| 국회의 입법 | 조사대상 아님 | 법 제30조제1항제1호가 명시적으로 제외 |
| 법원·헌법재판소의 재판 | 조사대상 아님 | 같은 조항에서 제외 |
진정을 낼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 본인만이 아닙니다. 조문은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 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
라고 적고 있어 제3자와 단체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제32조제1항제3호가 피해자가 아닌 사람이 한 진정에서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는 것이 명백하면 각하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대신 내는 경우라면 피해자의 뜻을 먼저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진정이 아예 없어도 위원회가 직권으로 조사하는 길이 제30조제3항에 따로 있는데,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때로 한정돼 있습니다.
차별행위로 인정되는 네 영역
민간을 상대로 낼 수 있는 것이 ‘차별행위’뿐이라면, 그 차별행위가 무엇인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법 제2조제3호는 사유와 영역을 함께 요구합니다. 둘 중 하나만 맞아서는 되지 않고, 열거된 사유를 이유로 열거된 영역에서 벌어진 일이어야 합니다.
사유는 조문에 이렇게 나열돼 있습니다.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출생지·등록기준지·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지),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병력(病歷) 등입니다. 끝에 ‘등’이 붙어 있어 열거가 닫혀 있지는 않지만, 진정서에는 어떤 사유 때문에 불리하게 대우받았는지를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 차별행위의 영역 | 법 제2조제3호가 정한 내용 |
|---|---|
| 가. 고용 | 모집, 채용, 교육, 배치, 승진, 임금 및 임금 외의 금품 지급, 자금의 융자, 정년, 퇴직, 해고 등에서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
| 나. 재화·용역 등의 공급이나 이용 | 재화, 용역, 교통수단, 상업시설, 토지, 주거시설의 공급이나 이용과 관련된 행위 |
| 다. 교육·훈련 | 교육시설이나 직업훈련기관에서의 교육·훈련이나 그 이용과 관련된 행위 |
| 라. 성희롱 | 업무·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 |
영역 쪽에서 자주 놓치는 것이 라목의 성희롱입니다. 법이 성희롱을 아예 차별행위 안에 넣어 두었기 때문에, 민간 회사에서 겪은 일이라도 성희롱이라면 인권위 진정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가목의 고용은 범위가 넓습니다. 모집, 채용, 교육, 배치, 승진, 임금 및 임금 외의 금품 지급, 자금의 융자, 정년, 퇴직, 해고까지 조문에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해고는 차별 사유를 이유로 한 해고이고,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다투는 부당해고는 다른 길로 갑니다. 이 갈림은 뒤에서 따로 정리합니다.
차별로 보이는데 차별이 아닌 경우도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현존하는 차별을 없애기 위하여 특정한 사람을 잠정적으로 우대하는 행위와 이를 내용으로 하는 법령의 제정·개정 및 정책의 수립·집행
은 차별행위로 보지 않는다는 단서입니다. 특정 집단을 우대하는 제도를 두고 역차별이라며 내는 진정이 이 단서에서 갈립니다.
직장에서 겪은 일은 어디로 가나
검색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데 창구가 가장 헷갈리는 자리입니다. 회사에서 겪은 일이라고 해서 전부 인권위로 가지 않고, 전부 노동청으로 가지도 않습니다. 무엇을 다투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성별·나이·장애·출신 지역 같은 차별 사유를 이유로 채용·승진·임금·해고에서 불리하게 대우받았다면 인권위 소관입니다. 법 제2조제3호 가목의 고용 영역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성희롱도 라목에 있어 인권위로 갑니다. 반면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다투는 것이라면 인권위가 아니라 지방노동위원회이고,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에게 신고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 겪은 일 | 가야 하는 곳 | 기한 | 근거 |
|---|---|---|---|
| 성별·나이·장애·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한 채용·승진·임금·해고에서의 불이익 | 국가인권위원회 | 사실 발생일부터 1년(예외 있음) | 법 제2조제3호 가목 고용 영역의 차별행위 |
| 업무·고용 관계에서의 성희롱 | 국가인권위원회 | 사실 발생일부터 1년(예외 있음) | 법 제2조제3호 라목이 차별행위에 포함시켜 두었다 |
| 구금·보호시설, 국가기관,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겪은 인권침해 | 국가인권위원회 | 사실 발생일부터 1년(예외 있음) | 법 제30조제1항제1호 |
|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징계 등 부당해고등 | 지방노동위원회 |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 근로기준법 제28조제2항 |
| 직장 내 괴롭힘 | 사용자에게 신고 또는 고용노동부 | — |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인지하면 지체 없이 객관적 조사를 해야 한다 |
|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 고용노동부 | — | 노동포털에 진정서 서식이 따로 있다 |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계가 두 개라는 점입니다. 인권위 쪽은 사실 발생일부터 1년이지만,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근로기준법 제28조제2항이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1년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인권위 쪽부터 진행하다가 3개월이 지나 노동위원회 길이 닫히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해고를 다투는 건이라면 3개월 시계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절차가 또 다릅니다. 누구든지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합니다. 회사가 조사를 하지 않거나 신고를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한다면 그때 고용노동부 쪽으로 넘어갑니다. 임금체불도 같은 계열이라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 임금체불·직장 내 괴롭힘·기타 노동법 위반 진정서 서식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다만 그 회사가 국가기관이나 공직유관단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업무 수행과 관련된 인권침해로 인권위에 낼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접수 방법과 본인인증
접수 창구는 다섯 갈래입니다.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조사구제규칙 제6조는 진정은 문서(우편, 팩시밀리, 전자우편 및 홈페이지에 의한 것을 포함), 구술 또는 전화의 방법으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글로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말로 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 경로 | 어디로 | 언제 |
|---|---|---|
| 홈페이지 | 국가인권위원회 인권e의 진정 → 진정접수 | 24시간 365일 |
| 전화 | 국번 없이 1331 (인권상담조정센터) | 상담 월~금 09:00~18:00 |
| 팩스 | 02-2125-9811, 9812 | 진정서를 작성해 보낸다 |
| 전자우편 | hoso@humanrights.go.kr | 문서로 제기하는 방법에 포함된다 |
| 우편·방문 | 서울 중구 삼일대로 340(저동 1가) 나라키움 저동빌딩 10층 인권상담조정센터 | 구술로도 제기할 수 있다 |
온라인으로 낼 때 걸리는 지점이 본인인증입니다. 인권e 접수 화면은 금융인증서, I-PIN, 휴대전화 인증, 간편인증을 두고 있고, 네이버·카카오 계정으로 간편 로그인하는 길도 있습니다. 회원가입 없이 비회원 접수도 됩니다. 다만 안내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진정/민원 접수 시 민원번호를 입력하여 개별로 조회하여야 합니다. 진정/민원 접수한 정보를 회원가입 후 회원 나의 진정/민원목록보기로 이동이 안됩니다.
이 두 줄이 실제로 사람을 가장 많이 붙잡습니다. 비회원으로 접수하면 나중에 회원가입을 해도 내 진정 목록에 붙지 않습니다. 그때부터는 접수할 때 받은 번호를 직접 넣어야만 진행 상황을 볼 수 있고, 번호를 잃어버리면 온라인 조회가 막힙니다. 이어서 확인할 일이 있는 건이라면 처음부터 회원가입을 하고 접수하는 편이 낫고, 비회원으로 냈다면 접수번호를 반드시 따로 적어 두어야 합니다.
본인인증 수단이 아예 없는 경우를 위한 안내도 화면에 붙어 있습니다. ‘본인 인증’을 사정상 할 수 없는 경우는 이메일, 전화, 팩스, 우편, 방문 등으로도 등록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휴대전화 명의가 없거나 인증서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도 길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익명이나 가명으로 낸 진정은 제32조제1항제6호에 따라 각하되므로, 인증을 못 하는 것과 이름을 안 밝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은 구분해야 합니다. 상담부터 받고 싶다면 국번 없이 1331로 걸면 되고, 방문 상담은 인권e의 상담 → 방문상담예약에서 예약합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하나입니다. 상대가 국가기관 쪽인지 민간인지 먼저 가르고, 민간이라면 차별행위 네 영역에 들어가는지 보고, 그다음 1년과 3개월 중 어느 시계가 도는지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만 잡아 두면 낸 진정이 각하로 되돌아오는 일이 줄어듭니다.